2022. 1. 10. 11:48ㆍ영화&드라마
2021년 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공승연이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는데 수상한 그녀의 작품이 바로 " 혼자 사는 사람들 " 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계속해서 리서치하다가 콜센터직원이라는 점, 그리고 제목이 뭔가가 이끌려서 보게된 작품이었는데요. 천천히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
혼자가 편한 진아(공승연)
진아는 콜센터직원으로 카드회사 상담원. 회사 부서내 전체 실적 1위를 기록할정도로 실력이 있지만 적장 그녀는 그것에 전혀 개의치 않아 보이는데요. 콜센터직원이라는 직업은 제가 대학 시절, 몇개월동안 알바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얼마나 힘든 일인 지 몸소 느낀 바 있습니다.
말그대로 하루종일 전화를 해야하며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고객)들과 대화를 하며 그들의 욕설, 핀잔, 불만 등을 들어줘야하는 감정노동자. 하지만 그녀는 통달했는 지 아무런 감정없이 기계처럼 일합니다.
그녀는 회사에서 밥도 혼자먹고 일을 할 때가 아니라면 이어폰을 꽂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물론 집에서도 혼자 살고 있으며 사적인 대화를 하는 법이 없어보이는데 그녀의 그러한 모습은 굉장히 편해보이고 익숙해보입니다. 반복적인 루틴된 삶을 살고있는 그녀, 어찌보면 평범한 요새 직장인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
변화에 당혹스러운 진아
그렇게 혼자가 편하고 익숙한 진아의 삶에 다양한 변화들이 생깁니다. 병이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바람나서 집을 나갔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유산(집+보험)을 독차지해버립니다. 게다가 조용히 회사를 다니고 싶던 그녀에게 부서 팀장은 새로운 신입직원의 교육을 부탁하는데요.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가 돈때문에 다시 자신에게 연락하고 어머니 집에 눌러앉은 그를 원망하고 혼자가 편한 그녀에게 점심마다 따라와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하거나 시종일관 질문을 하는 신입직원에게 화가 납니다.
설상가상으로 진아 옆집의 남자는 어이없게도 죽음을 당했고 일주일 이상 방치되었는데요. 진아는 이모든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럽고 버겁게 느껴집니다. 영화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 혼자가 익숙한 사람들의 표본인 진아를 계속 1인칭 시점에서 보여주며 점점 더 개인주의가 되어가고있는 세상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내에서 각자 밥을 먹고 옆집 사람과 왕래도 없기에 그가 오랫동안 안보이고 죽음을 당했는 지도 역한 냄새가 나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혼자가 편한척 했던 진아.. 아니 사람들
자신만의 루틴대로 혼자 사는 것이 편했던 진아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통해 " 화 " 가 납니다. 그리고 자신과 둘러쌓여있는 사람들에게 역정을 내거나 무시를 하며 폭발해버리는데요. 하지만, 진아는 그 상황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며 문제가 남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기 시작합니다. 진아는 매일 TV를 틀어놓고 출근을 하고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면 무조건 이어폰을 꽂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시청하며 자신만의 외로운 시간들의 공백을 미디어로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자가 익숙하고 편한줄 알았던 본인이 사실은 혼자가 편한 척, 쿨한 척, 여유로운 척 애쓰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관객들도 느끼게끔 하는 듯한 연출이 이어집니다.
개인주의,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혼자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그것이 쿨하고 멋지다고 여겨지는 분위기. 하지만 그것이 멋지고 편한 것이 아닌 점점 더 우리 스스로 외로워지고 있으며 그것을 감추기위한 일종의 또다른 노력이라는 걸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혼자 사는 사람들 결말 및 감상평
진아는 어이없게 죽음을 당한 옆집남자의 제사에 관심을 갖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원망만 했던 아버지에게도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어머니로 저장되어있던 번호를 아버지로 바꾸며 자신의 마인드적인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죠. 더불어 차갑게 대하며 결국 직장을 말없이 나오지않은 신입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합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큰 스케일과 자극적인 영화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지루하고 심심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심심함이 너무나도 어울리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주인공 진아역을 연기한 배우 공승연의 절제된 연기력도 너무 좋았고 내용 자체가 공감되는 요소들이 많아서 더욱더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런 정보없이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되었던 영화 " 혼자 사는 사람들 ". 나는 혼자가 편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내가 혼자가 편한걸까? 외로운 건 아닐까?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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